경기도 수원시는 역사와 현대가 조화를 이루는 도시로, 수원화성과 함께 다양한 문화자원이 분포되어 있다. 그중에서도 지역의 숨결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공간이 바로 전통시장이다. 수원에는 남문시장과 못골시장 등 오래된 역사와 정겨운 풍경을 간직한 시장들이 존재하며, 다양한 먹거리와 생활용품, 지역 특산물 등을 합리적인 가격에 만날 수 있다. 이 글에서는 수원의 대표적인 전통시장들을 살펴보고, 각 시장의 특징과 추천 먹거리, 이용 팁 등을 자세히 소개하고자 한다.
남문시장, 수원의 중심을 지키다
남문시장은 수원시 팔달문 인근에 자리 잡은 전통시장으로, 조선시대부터 형성된 상권을 바탕으로 오랜 역사와 전통을 간직한 시장이다. 수원화성의 남문, 즉 팔달문에서 유래된 이름이며, 현재는 수원 최대 규모의 종합시장 중 하나로 발전하였다. 이곳은 상점 수만 해도 300여 개에 이르며, 의류, 식자재, 공산품, 전통음식 등 다양한 품목을 취급한다.
특히 남문시장은 그 위치적 이점으로 인해 관광객뿐 아니라 지역 주민들의 생활 중심지 역할을 해왔다. 주변에는 팔달문, 화서문, 화성행궁 등 주요 관광지가 밀집해 있어 도보로 관광과 쇼핑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시장 내부는 아케이드 구조로 되어 있어 비나 눈이 와도 편하게 장을 볼 수 있으며, 최근에는 일부 구역에 현대식 시설도 들어서며 이용 편의성이 더욱 향상되었다.
남문시장에서 가장 인기 있는 코너는 단연 먹거리 골목이다. 닭강정, 순대, 찹쌀도넛, 어묵, 빈대떡 등 길거리 음식부터 전통 떡집, 국밥집, 보쌈집까지 다양하게 분포되어 있으며, 가격도 합리적이다. 특히 '남문닭강정'은 수원의 명물로 불릴 정도로 유명하며, 간장과 매운 양념 두 가지 맛으로 고른 인기를 얻고 있다. 줄을 서서 기다리는 풍경이 일상이지만, 한 입 먹어보면 기다림이 아깝지 않다는 평이 많다.
남문시장은 상인들의 친절함도 인상적이다. 물건을 사지 않더라도 상인들이 먼저 인사를 건네고 설명을 해주며, 시식이나 소량 구매에도 전혀 불쾌함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에는 플리마켓이나 거리공연 등 문화행사도 열려 방문객들에게 색다른 볼거리와 즐거움을 선사한다.
남문시장은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수원의 살아있는 유산이며, 단순한 상거래 공간을 넘어서 지역 공동체의 중심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전통시장 특유의 활기와 따뜻한 정이 넘치는 이곳은 수원을 방문하는 이들에게 꼭 들러봐야 할 명소로 손색이 없다.
못골종합시장, 일상과 전통이 공존하다
못골종합시장은 수원시 장안구 영화동에 위치한 대표적인 전통시장으로, 남문시장과는 또 다른 분위기를 자아낸다. ‘못골’이라는 명칭은 과거 이 지역에 연못이 많았던 데서 유래되었으며, 시장 형성 초기에는 소규모의 재래시장이었으나 현재는 생활 밀착형 종합시장으로 발전하였다.
이곳은 수원의 중심 생활권에 위치해 있어 특히 인근 주민들의 이용률이 높다. 다른 관광형 전통시장과 달리, 못골시장은 주민들의 일상에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으며, 단골 고객이 많은 것이 특징이다. 시장 내부는 비교적 아담하지만 골목마다 정감 있는 가게들이 이어져 있으며, 가격대가 합리적이고 상품 품질도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못골시장에서는 다양한 먹거리와 생필품을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다. 채소, 과일, 생선, 육류 등 신선식품 코너는 물론이고, 김치, 젓갈, 장류 등 전통 발효식품을 판매하는 노점도 즐비하다. 특히 손맛이 살아있는 즉석 반찬가게가 많아 1인 가구나 맞벌이 가정의 이용률이 높다. 예를 들어 ‘우리 반찬집’에서는 제철 나물을 활용한 나물무침, 장조림, 오징어볶음 등이 매일 달라지며, 필요한 만큼 소분 구매가 가능하다.
먹거리로 유명한 품목 중 하나는 전통식 호떡과 찹쌀 꽈배기다. 쫀득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일품이며, 가격도 1000원~2000원대로 부담이 없다. 시장 초입에 위치한 ‘오징어튀김집’ 역시 별미로 통한다. 튀김이 눅눅하지 않고 바삭하면서도 속은 촉촉하여 많은 단골을 확보하고 있으며, 튀김 세트를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어 가족 단위 방문객에게도 좋다.
못골시장은 고령의 상인들이 많은 것이 특징이며, 이들 대부분이 수십 년간 같은 자리에서 장사를 해온 분들이다. 덕분에 고객과의 신뢰 관계가 형성되어 있으며, 일부 가게는 세대를 넘어 2대, 3대에 걸쳐 이어져오고 있다. 이러한 역사성은 단순히 경제적 가치를 넘어 지역 문화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에는 수원시의 전통시장 활성화 정책의 일환으로 주차장 정비, 간판 개선, 화장실 리모델링 등의 사업이 진행되어 환경도 크게 개선되었다. 이로 인해 젊은 세대의 유입이 점차 늘어나고 있으며, 못골시장은 새로운 전통시장의 롤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조용하지만 깊이 있는 매력을 지닌 이 시장은 수원을 찾은 여행객이 놓치지 말아야 할 또 하나의 공간이다.
수원 전통시장 먹거리 여행하기
수원 전통시장의 가장 큰 매력 중 하나는 바로 먹거리여행이다. 남문시장과 못골시장 모두 다채로운 음식 문화를 자랑하며, 골목 곳곳에서 풍겨오는 고소한 냄새는 발길을 머물게 만든다. 흔히 볼 수 있는 분식류부터 전통한식, 이색간식까지 종류도 풍부하며, 가격은 저렴하고 맛은 뛰어나다.
남문시장의 대표적인 먹거리는 단연 ‘닭강정’이다. 남문닭강정은 바삭한 튀김옷에 간장 또는 매콤한 양념을 입혀 입맛을 돋운다. 가격대는 1인분 4000~6000원 정도이며, 양도 푸짐하다. 그 외에도 찹쌀도넛, 크로켓, 핫바 등 길거리 간식이 풍부하고, 간단하게 허기를 달래기에 충분하다.
못골시장에서는 ‘반찬과 튀김’ 메뉴가 강세다. 반찬가게에서 파는 오징어볶음, 제육볶음, 깻잎무침, 도라지무침은 어느 식당 부럽지 않은 맛을 자랑하며, 필요한 양만큼 소분 가능하다. 또한, ‘오징어튀김’과 ‘김말이튀김’은 시장 명물로 꼽히며, 현장에서 바로 튀겨 바삭하고 따뜻하게 즐길 수 있다.
두 시장 모두에서 공통적으로 인기를 끄는 먹거리는 빈대떡이다. 녹두를 직접 갈아 만든 전통 방식으로,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해 누구나 좋아할 맛이다. 특히 막걸리와 함께 먹는 빈대떡은 중장년층 여행객에게는 향수를 자극하는 메뉴이기도 하다.
젊은 층을 겨냥한 퓨전 먹거리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떡볶이에 치즈를 올린 ‘치즈떡볶이’, 타코야키 스타일의 ‘김치볼’, 프라이드 김밥 등 기존의 메뉴에 현대적인 감각을 더한 먹거리들도 인기다. 이처럼 수원의 전통시장은 전통과 현대, 향토성과 창의성이 공존하는 특별한 미식 공간이다.
시장에서는 시식이 자유로운 편이므로, 조금씩 다양한 음식을 맛보며 고르는 재미도 쏠쏠하다. 또한 상인들이 정겹게 말을 건네며 추천 메뉴를 안내해 주는 모습은 대형마트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정서적인 만족감을 제공한다. 수원 전통시장에서는 단순히 배를 채우는 것을 넘어, 사람 냄새나는 정겨운 경험을 함께 할 수 있다.
수원의 전통시장은 단순한 쇼핑 공간을 넘어, 지역의 역사와 삶의 흔적이 고스란히 담긴 살아있는 문화 공간이다. 남문시장의 활기찬 골목과 못골시장의 따뜻한 정취, 그리고 시장마다 특색 있는 먹거리들은 수원 여행의 또 다른 즐거움을 선사한다. 오랜 세월을 품은 시장 속 정겨운 풍경과 친절한 상인들을 만나는 일은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이다. 수원을 방문한다면 꼭 전통시장을 들러 지역의 참모습을 체험해 보기를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