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남도 장흥군은 자연경관뿐 아니라 풍부한 먹거리로 유명한 미식 여행지다. 특히 국내산 표고버섯, 청정지역에서 자란 장흥 한우, 지역 주민의 삶이 녹아든 전통시장은 장흥 여행의 핵심 포인트로 손꼽힌다. 이번 여행기에서는 장흥의 대표 먹거리 세 가지를 중심으로 현지의 맛과 그 배경에 얽힌 이야기를 소개하고자 한다.
장흥 표고버섯, 깊은 산의 향을 담다
장흥군은 우리나라 대표 표고버섯 생산지로 유명하다. 장흥의 표고는 주로 천관산과 억불산 등 청정 산림지대에서 재배되며, 해풍과 기온차, 청정한 물 덕분에 맛과 향이 진하고 쫄깃한 식감을 자랑한다. 특히 참나무 원목에서 자란 원목 표고는 인공 재배 버섯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향과 영양이 풍부하다.
표고버섯은 예로부터 ‘기력 회복’과 ‘면역력 강화’에 탁월한 식품으로 알려졌으며, 장흥군은 이를 브랜드화해 지역경제의 중요한 자원으로 삼고 있다. 매년 가을이면 장흥 표고버섯 축제가 열리며, 이때 방문하면 신선한 생표고, 건표고, 그리고 다양한 가공식품을 맛보고 구매할 수 있다.
특히 장흥읍과 관산읍 일대의 직판장이나 농산물센터에서는 오전 일찍 채취한 생표고를 바로 살 수 있으며, 구워 먹거나 국물용으로 사용하면 그 풍미는 이루 말할 수 없다. 또 장흥 지역 식당들에서는 표고버섯을 활용한 다양한 요리를 선보이는데, 표고 전, 표고솥밥, 표고장국 등이 대표적이다.
이처럼 장흥 표고버섯은 단순한 식재료가 아니라, 산과 땅, 사람의 정성이 어우러진 지역의 대표 먹거리다. 직접 채취체험을 제공하는 농가도 많아 가족단위 여행객에게도 인기 있는 체험형 미식 콘텐츠로 자리 잡았다.
장흥 한우, 청정 자연에서 길러지다
장흥군은 ‘장흥 한우’라는 브랜드로 전국적인 명성을 얻고 있다. 이 지역의 한우는 청정 자연환경 속에서 무항생제 사료와 깨끗한 물로 사육되어, 고기의 질과 맛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지방 함량이 적당하고 육즙이 풍부해 구이, 불고기, 육회 등 어떤 요리에도 잘 어울린다.
장흥군에서는 한우를 ‘특산물’ 이상의 문화 콘텐츠로 발전시켰다. 장흥읍에 위치한 ‘장흥 토요시장’에서는 매주 한우 시식 행사와 함께 다양한 요리를 저렴한 가격에 맛볼 수 있으며, 이곳에서는 실제 한우 농가들이 직거래 방식으로 고기를 판매해 신선도와 가격 경쟁력 모두 우수하다.
장흥 한우를 가장 맛있게 즐길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는 ‘한우구이+버섯 세트’다. 장흥 표고버섯과 함께 구워 먹는 방식인데, 고기의 고소함과 버섯의 풍미가 어우러져 미식의 정점을 찍는다. 일부 식당에서는 전통 숯불을 사용해 구워내 더욱 깊은 맛을 느낄 수 있다.
또한 장흥군은 한우 산업 활성화를 위해 ‘한우 음식특화거리’를 조성하고 있으며, 지역 주민들의 자부심도 높다. 여행 중 이 거리를 따라 걸으며 각기 다른 방식으로 조리된 한우 요리를 비교해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장흥 토요시장, 미식 여행의 종착지
장흥 미식 여행의 마지막 코스는 ‘장흥 토요시장’이다. 이 시장은 단순한 재래시장을 넘어, 장흥의 문화와 먹거리가 어우러진 살아있는 현장이다. 매주 토요일이면 장흥읍 중심에 열리는 이 시장은 지역 특산물뿐 아니라 직접 만든 먹거리와 수공예품, 공연 등으로 활기를 띤다.
장흥 토요시장의 백미는 바로 ‘즉석 음식 코너’다. 여기서는 한우국밥, 수제비, 도토리묵, 전통 부침개 등 향토 음식들을 저렴한 가격에 맛볼 수 있다. 특히 아침 일찍 방문하면 시장 한편에서 갓 삶은 한우 머리 고기와 국물을 제공하는 노점들이 줄지어 있어, 이른 아침 한 그릇으로 든든하게 식사를 할 수 있다.
또한 지역 어르신들이 만든 수제 김치, 된장, 약초가루 등은 장흥의 자연을 그대로 담고 있어 선물용으로도 인기다. 외지에서 온 관광객에게는 ‘장흥식 먹거리’와 ‘시장의 사람들’을 동시에 경험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다.
장흥군은 이 토요시장을 통해 지역 경제를 살리는 한편, 미식 여행의 랜드마크로 성장시키기 위해 다양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매주 시장을 찾는 방문객 수가 수천 명에 달할 정도로, 장흥 토요시장은 지역 활성화의 중심이자 장흥 미식의 종착지라 할 수 있다.
장흥군은 단순한 시골 여행지가 아니라, 자연과 음식이 어우러진 미식 여행지로서의 매력을 지닌다. 표고버섯의 깊은 풍미, 장흥 한우의 부드러운 육질, 그리고 토요시장의 생생한 현장감은 이 지역만의 특별한 미식 경험을 선사한다. 다음 남도 여행에서 음식이 중심이라면, 장흥으로 향해보자. 입과 마음 모두를 만족시킬 여행이 기다리고 있다.